섬 소년 이었던 내가 자장면을 처음 먹어본 때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인 듯 싶습니다.

 

섬에서 배를 타고 나와 10리 길을 버스를 타고 나와야 읍내에 도달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배가 크고 성능도 좋아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는데 당시에는 작은 통통선을 타고 파도가 치면 고스란히 파도를 뒤집어 쓰면서 다니던 때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에 읍내에 있던 학교에서 퀴즈대항전을 하였는데 그 퀴즈 대항전에 참가 하기 위해 담임 선생님과 함께 읍내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참 오래 전 일입니다.

 

그때 점심 시간에 학교 근처의 중국 집에서 점심으로 자장면을 사주시던 담임 선생님이 참 그립네요.

그때 자장면을 처음 먹어 보았습니다. 참 오묘하고 신기한 맛이더군요.

당시 선생님께서 선생님 자신의 개인 비용으로 자장면을 사주셨을 것입니다.

 

오늘은 자장면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주말에 딸아이 학교에서 라바트(카사블랑카에서 100km떨어진)에 있는 학교로 축구 평가전을 하러 갔습니다.

 

아침 일찍 7 학교에서 출발하여 9부터 시작해서 오후 3시경에 경기가 마무리 된 모양입니다. 물론 딸아이 팀이 4-1로 승리를 하였다고 하네요.

 

중간에 점심 시간에 학부모님들이 코치 선생님들의 점심을 챙겨 주셨다고 하는군요.

 

한국이나 모로코나 이런 점에서는 비숫한 문화인 것 같습니다.

 

옆에 똥을 두고 음식을 먹어도 사람을 옆에 두고는 그냥 음식을 못 먹는 게 한국 사람들 심성 이지요.  그래서 콩 한쪽이라도 나누어 먹지 않습니까 ?

 

모로코 사람들도 비슷합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불러서 같이 나누어 먹고 또한 손님이 와도 일부러 따로 음식을 많이 장만해서 대접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게 사람 사는 정 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가 다 끝나고 아이들은 학교 스쿨버스에 타고 돌아오고 학부모들은 각자 승용차편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돌아오는 길에 중간에 맥도날드에 들러서 간식을 사먹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용돈을 챙겨 가서 각자 햄버거나 다른 간식을 사먹게 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코치 선생님들도 함께 말입니다.

코치 선생님들이 운전 기사 아저씨에게는 햄버거를 사 주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딸 아이하고 친구 한 명은 용돈을 챙겨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내가 직접 경기를 관전하러 간 터라 따로 용돈을 딸아이에게 주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같은 축구 팀인데 다른 아이들은 다 간식을 사먹고 있는데 이 두명은 용돈이 없어서 그냥 버스에 앉아서 기달리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저녁에 집에 와서 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참 어이가 없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같은 팀인데 그것도 다른 도시까지 원정게임 하러 갔는데 2명만 차에 나두고 간식을 먹은 선생님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에게 왜 사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내일 학교 가서 돈 갔다 드리겠다고 말씀 드리지 왜 가만 있었느냐고 딸아이에게 물어 보았지만 어린애들이 자기가 돈 없어서 못 먹는데 선생님에게 돈 빌려 달라고 할 수 있겠냐 싶더군요.

 

이 코치선생님들 모두 미국 분 들입니다.

이런 부분이 사고 방식의 차이인지 문화의 차이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같이 운동하는 한 팀인데 이럴 수 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 ?.

 

그래서 문득 제 초등학교 때 자장면을 점심으로 사주시던 은사님의 얼굴이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선생님 항상 건강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casablan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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