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런던을 처음으로 방문 하였을 때가 92년도 12월 중순경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영국 하면 EPL로 인해 박지성,이영표(사우디 리그로 가 있지요)설기현,조원희,이청룡 선수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이지요.
영국 하면 “런던포그”와 “버버리 코트” 만 있는 줄 알고 있었던 시절입니다.
카사블랑카에서 비행기로 영국 히드로 공항까지 3시간 정도 소요 됩니다.
갈때는 비행기로 3시간 소요되는 길을 올 때는 3박 4일이 소요 되었습니다.
12월의 런던은 명성답게 안개가 참 많이 그리고 자주 끼곤 하더군요. 요즘도 물론 그럴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런던에서 업무를 마친 다음에 차를 가지고 모로코 카사블랑카 까지 가기로 하였습니다.
런던 출발 할 때가 12월 24일, 유럽 전체가 크리스마스 연휴에 들어가던 날입니다.
런던에서 파리까지는 500여 km로 6시간이상이 소요 됩니다.
아침10시경 런던을 출발하여 도버해협을 페리선으로 건너왔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납니다만 1시간 정도 소요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유로 철도가 해저 터널로 연결이 된것 같더군요,어제 뉴스 보니 유로 철도도 폭설로 운항 중단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공항은 몰론 말 할것도 없고요, 지금 유럽도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네요.)
프랑스 깔레항에 도착해서 좌고우면 없이 바로 파리를 향해 출발 했습니다.
칼레에서 파리까지는 잘 닥여진 고속도로를 따라 파리를 찾아가는 길은 간단하더군요. 한국처럼 경부선 고속 도로에 올라서면 서울쪽 표시판만보고 달리면 서울이 나오는 격입니다.
프랑스는 고속도로가 파리를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쫙 펼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파리로 들어가기는 참 쉬운데 파리에서 빠져 오는 것은 좀 어렵더군요.
파리에 도착하니 저녁 무렵이 다 돼어 갑니다.
일단 주유소에서 개스를 채우고, 물론 당시에도 셀프 서비스입니다.
주유소 직원에게 행선지를 물으니 거의 영어를 못하더군요. 저 또한 당시에는 불어를 전혀 못했을 때 입니다.
당시 알고 지내던 파리 교민 회장님을 만나야 하는데 파리 도로 사정을 모르니 참 난감하더군요. 역시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공중전화에서 겨우 겨우 물어서 회장님댁을 찾아 간 기억이 있습니다.
파리는 도로사정이란 어찌 그리 일방 통행길이 많은지, 비슷비슷한 골목길에다가 구불 구불 일방 통행길에 잘못 들어가면 그야 말로 방향을 잃어 버리고 말더군요.
옆에 같이 동행한 일행이라도 있으면 지도 책을 보면서 차근차근히 찾아 갈 수도 있을 텐데 홀로 차를 몰고, 그것도 영국차량이라 핸들이 오른쪽에 달려 있는 차를 몰고서 생전 모르는 파리의 길을 찾아 간다 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물어 물어 밤늦게 회장님 댁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참 반갑게 맞이해 주시더군요. 저녁 늦게 찾아 갔는데 밤늦게 회장님 사모님께서 끓여주시던 김치 찌개의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해외에 오래 살다 보면 한국음식을 잘 접하지 못하는데 가끔 해외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먹으면 어찌 그리 반갑고 맛이 있는지 모릅니다. 두분 모두 새해에도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12얼25일 성탄절 밤을 정신 없이 길 찾느라고 보내 파리의 야경을 그 당시에는 제대로 구경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 유명한 에펠탑도 한번 보고 가야지 하는 엄두도 못 내었던 것 같습니다.
에펠탑은 나중에 아이들이랑 함께 방문해 보았습니다만…ㅎㅎ
그 후에 가끔 파리를 방문하면 차를 가지고 파리 시내를 멋모르고 뛰어 들었던 옛날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다음날, 파리에서 스페인으로 출발해야 했습니다.
호텔에서 지도를 펼쳐 놓고 도상연습을 했습니다만 실제로 파리 시내에서 스페인쪽으로 빠지는 고속도로를 찾아 빠져 나가기가 참 힘들더군요.
파리에서 스페인 마드리드 까지는 1,300km를 15시간여의 여정으로 오늘 달려야 합니다.
파리에서 오를레앙을 거쳐 보르도를 따라 길게 뻗어 있는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 오는데 12월의 프랑스는 당시에 비가 참 많이 오더군요. 그래도 다행이 고속도로 상황이 좋아서 아무 무리 없이 잘 달렸습니다. 프랑스 국경선과 스페인 국경선은 우리나라 비무장 지대 철책처럼 분단의 장벽이 있는게 아니더군요. 단지 톨케이트 빠져 나오면서 톨게이트 비용만 내면 되더군요. 차이는 당시엔 유로 통화가 없던 때라 영국 구간은 영국 파운드로, 프랑스 구간은 프랑으로 톨게이트 비용 내고 스페인 쪽으로 넘어 오면 스페인 구간은 페세타로 도로 사용료를 지불 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톨게이트를 지날 때 마다 차량 핸들이 오른쪽에 있는 관계로 매 톨게이트 마다 요금을 지불하거나 티켓을 꺼낼 때마다 차에서 내려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일일이 요금 내고 티켓 을 뽑곤 했습니다. ㅎㅎ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의 도로 사정은 아주 양호합니다.
단지 스페인 국경지대에 피레네 산맥이 있습니다. 이 산맥 지역의 고속도로만 산악 지형 때문에 약간 구불구불 한 구간이 일부 있습니다만 이 지역을 벗어 나면 역시 곧게 뻗은 고속도로가 스페인에서도 마찬가지로 잘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마드리드 역시 파리와 마찬가지로 크리마스 연휴로 온통 휘황 찬란 합니다.
다음 날 마드리드 광장 및 시내를 간단히 둘러 보고 바로 차를 몰아 알제시라스 까지 가야 합니다. 700여km로 8시간 정도 소요 됩니다.
마드리드에서 코르도바, 세비야,카디즈를 거쳐 스페인의 최남단 알제시라스에 도착 하니 오후가 다 되었습니다.
알제시라스에서 모로코 북부 탄제까지 는 페리 보트를 타고 갑니다.
지부로울터 해협 14km를 1시간 30여분 페리 보트를 타고 가면 모로코 입니다.
스페인을 들어 서면서부터 브레이크쪽에 이상이 있다는 싸인이 들어오더군요.
차가 너무 혹사 당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무시하고 알제시라스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알제시라는 해안 지역이라 시내 길이 경사진곳이 많습니다.
좀 한적한 길을 내리막길을 가는데 커브길인데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잘 듣지를 않더군요. 커브를 틀지 못하고 그냥 앞으로 쳐박히다시피 내려 앉았습니다.
당시 앞쪽이 약간 낮은 공터라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그 곳이 절벽길이나 해얀 길이었으면 어떡하였나 하는 생각에 지금도 가끔 꿈속에 떠오르곤 하는 끔찍한 경험이었습니니다.
빨리 가는게 능사가 아니지요.
무조건 차부터 다시 점검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연휴라 지정 정비소가 문을 여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타고 가던 차량이 BMW였는데 전 세계 어느 도시에 지정 차랑 정비소가 있더군요. 그래서 좋은 차를 타야 하는가 봅니다.
알제시라스에도 지정 정비소가 있어서 찾아 갔더니 마침 문을 열고 영업을 하더군요.
브레이크쪽이랑 그외 몇군데 정비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페리 티켓을 구매 하는데 당시 연말 연휴라 엄청난 차량들이 부두에 대기 하고 있더군요. 요즘에는 페리보트 운영을 여러 선사에서 자주 하지만 당시에는 몇대 운항을 하지 않았을 때 였습니다. 그리고 질서 요원들도 없어서 그냥 차량 진입 하는 대로 부두로 들여 보내 더군요.
그러다가 그만 부두 중간에서 묶여 버렸습니다. 오도 가도 못하고 부두에서 하룻밤을 꼬박 차 안에서 새우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앞뒤로 차량들이 막혀 있어 오도 가도 못하고, 차를 나두고 그냥 나올 수도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페리보트만 타면 바로 모로코 집으로 갈수 있는데 배를 못타니 하는 수 없는 거지요.
그 당시는 젊었을 때라 혼자서도 여행을 자주 다녔었습니다만 완전히 생고생을 많이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 아침 첫배 조차도 못탈 정도로 제 앞쪽으로도 차가 많이 대기 하고 있었습니다,
3번째 페리보트를 겨우 탈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모로코에 도착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모로코에 집이 있어서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ㅎㅎ
탄제에서 카사블랑카 까지는 지금은 고속도로가 뚫려서 4시간이면 주파 합니다만 당시에는 왕복 2차선 길이라 500km의 거리를 거의 하루 종일 운전을 해야 하는 루트 였습니다.
그래도 밤늦게 카사블랑카에 잘 도착 하였습니다. (도시별 세부 사항은 나중에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장장 3,000km가 넘는, 3박 4일간의 유럽 대륙 종주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